▲ 김수곤 미국 태권도 고단자회 회장
▲ 김수곤 미국 태권도 고단자회 회장

태권도를 눈으로 또는 머리로만 하시는 분들이 많아지다 보니 태권도가 짐네스틱, 써커스, 케이팝 댄스를콜라보레이션 해서 유명 TV 프로그램의 경연에 성적과 흥행에 성공만 하면 되는 태권도로 변질되는 것 같아 평생 태권도를 하고 있는 사람으로서는 참 안타깝습니다.

현재 종주국 대한민국에서 해외로 보내고 있는 태권도 시범단의 시범은 인간이 공중을 날으며 여러장의 송판을 격파하며 펼치는 묘기로 참으로 다이나믹하고 경탄스럽고 재미있습니다. 또한 자랑스럽기도 합니다.

그런데 단원들이 펼치는 격파 시범이 우리들이 지향하고 실제 수련생들이 행하고 있는 태권도와는 동떨어져 있다는 데 문제가 있습니다. 시청자와 관중에게 보여주는 묘기 위주의 시범을 하다보니 태권도가 아니라 격파 써커스가 되어 버렸습니다.

그렇다면 차라리 태권격파써커스, 묘기 태권 또는 태권곡예라는 새로운 장르로 이름을 만들고 흥행을 하는것이 좋을것 같다는 생각도 듭니다. 아니면 BTS 노래처럼 쉽게 따라 부를 수 있고 출수 있는 댄스처럼 누구나 쉽게 따라 할 수 있는 태권도 발차기 막기 지르는 시범을 추가로 만들어 보여주면 태권도 보급 홍보에 도움이 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해봅니다.

마침 국기원장을 엮임 하신 강원식 관장님이 ‘태권도 명칭바로 세우기’를 주창하시며, 일본이 무도라 하여 가라테를 ‘공수도’로 사용하고 있음을 감안 해서 가라테의 아류 종목이자 일본의 종속문화에서 벗어나는 방안으로 무도 태권도에서 ‘도’를 빼고 무예 ‘태권’으로 명칭을 개정해야 한다고 주창하고 나섰습니다.

Boxing 을 우리는 권투라 부릅니다. 주먹으로만 싸우는 경기입니다. 만일 명칭을 ‘태권’이라 바꾼다면, 손과 발로만 싸우는 Kickboxing 이 될 것입니다. 그런데 킼박싱은 이미 태국의 스포츠입니다. 또한 ‘도’가 빠진 ‘태권’은 평생 운동이 될 수도 없습니다. 그리고 승단제도가 필요없으니 당연히 국기원이 존재할 이유도 없어지게 됩니다.

1976년 미국에 제가 첫 도장을 개관할 때 만해도 태권도가 무엇인지 아는 미국인들은 거의 없었습니다. 그래서 기자들도 태권도라고 쓰기보다는 독자들을 위해 가라테라고 고쳐 썼었고 그후 수십 년 동안 태권도는 전화번호부에서조차 ‘가라테’ 항목에서야 찾을 수 있었습니다. 거의 반세기 동안 얼마나 많은 태권도 개척자님들이 태권도 보급과 전파를 하시느라 피와 땀을 흘렸는데…

또한 올림픽 정식종목으로 전세계 사람들에게 이미 알려져 있는 태권도인데, 또 명칭을 변경하는건 아닌 것 같습니다. 잘 아시다시피 지금은 태권도 하면 대한민국, 대한민국 하면 태권도가 떠오를 만큼 유명해졌습니다. 더 좋은 운동으로 발전시키는 일은 끊임없이 해나가야

하지만, 일본의 종속문화란 오명을 벗어나기 위해서 명칭변경을 해야 한다는 이유와 핑게는 사실 어불성설입니다.

원래 가라테도 중국의 남권에서 유래하여 오키나와에 정착, 오키나와테라는 무술로 발전했고, 20세기초에서야 일본본토에 전수되었습니다. 지금은 아무도 일본 가라테를 중국 또는 류큐왕국의 종속문화라고 하지 않습니다.

태권도 하면 한국이고 가라테 하면 일본입니다. 새 역사는 창조해 나가는 일이고, 이 세상에 약간의 모방도 없는, 하늘 아래 처음인 것은 없습니다. 세계 도처 210여 국에서 태극기를 걸어놓고 한국말 구령으로 행해지고 있는 태권도는 대한민국의 힘이요 정신이요 보물이요 자랑입니다. ‘태권도’는 이름 그대로 세계적인 운동으로 영원히 보존하고 발전시켜나가야 합니다.

미국 태권도 고단자회 회장 김 수 곤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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