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준서는 30일(현지시간) 아제르바이잔 바쿠의 크리스털홀에서 열린 2023 세계태권도연맹(WT) 세계선수권대회 남자 58㎏급 결승에서 게오르기 구르트시에프(23·개인중립자격선수·AIN)를 상대로 라운드 점수 2-0으로 승리하며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번 대회에 참가한 한국 선수단의 첫 금메달이자 배준서의 개인 두 번째 세계선수권대회 금메달이다. 배준서는 지난해 과달라하라 세계선수권대회 남자 54kg급에서는 동메달을 획득했다.

  2019년 맨체스터 세계선수권대회 남자 54㎏급에서 금메달을 딸 당시 배준서는 예선부터 결승까지 6경기에서 총 265점(경기 당 평균 44점)을 뽑아 ‘떡발’이라는 별명을 얻었다. 연타공격에도 능한 배준서가 발로 공격을 하는 족족 찰떡같이 점수가 쌓여 붙게 된 별명이다. 이후 오랜 기간 슬럼프와 부상을 반복했던 배준서는 이날 모처럼만에 위용을 회복했다. 

  8강전에서 WT 세계랭킹 3위이자 2021년 도쿄 올림픽 은메달리스트인 무함마드 칼릴 젠두비(21·튀니지)를 상대로 라운드 점수 2-1로 승리한 건 백미였다. 1라운드에서 7-7로 접전을 벌인 끝에 우세패로 라운드를 내줬던 배준서는 2라운드에서 분풀이를 하듯 장기인 연타를 선보이며 9-0 승리를 거뒀고 3라운드에서도 11-8로 앞서며 준결승 진출권을 가져갔다.

 

 
 

 결승에서 구르트시에프를 상대로 떡발의 면모를 유감없이 보였다. 경기 시작 22초 만에 주먹(1점)으로 선취점을 낸 배준서는 이후 몸통공격 2개, 머리공격 1개로 점수 차를 순식간에 8-2로 벌린 뒤 감점 2점을 추가해 10-2로 1라운드를 끝냈다. 2라운드에서도 몸통공격 5개(각 2점) 등을 적중하며 15-5로 여유롭게 승리했다. 이날 배준서의 ‘세컨석(지도자석)’에 앉아 지도자 데뷔전을 치른 이대훈(31)은 명지도자로의 첫 발을 순조롭게 뗐다.

  같은 날 여자 67㎏급에 출전한 홍효림(17·강원체육고)은 8강에서 코트디부아르의 루스 그바그비(29)에게 라운드 점수 1-2로 졌다. 홍효림은 경기 시작 8초 만에 그바그비에게 몸통공격을 허용해 2점을 내준 뒤 그바그비의 공세에 주먹으로 1점을 내는 데 그치며 첫 라운드를 내줬다. 2라운드에서 시원한 머리공격(3점) 등을 성공하며 9-2로 앞섰지만 3라운드에서 뒷심 부족에 고개를 숙였다. 2-4로 뒤진 경기 종료 3초 전 머리공격(3점)을 시도하고 비디오 판독을 요청했지만 심판은 홍효림의 공격을 인정하지 않았다. 이후 홍효림은 내리 몸통 연타 두 방을 허용해 2-8로 3라운드를 내줬다.

  지난해 8월 불가리아 소피아에서 열린 세계청소년선수권대회 68㎏급에서 우승을 차지했던 홍효림의 성인 세계선수권대회 데뷔전은 8강에서 끝났다. 경기 후 홍효림은 “아쉽지만 앞으로 뛸 경기가 많기에 좋은 경험이었다고 생각한다. 앞으로 올림픽 메달리스트로 성장하고 싶다”며 의연하게 소감을 밝혔다.

  여자 73㎏급에 출전한 ‘파이터’ 이다빈(27)은 16강에서 이탈리아의 마리스텔라 스미라글리아(27)에게 라운드 점수 0-2로 졌다. 1라운드를 0-5로 내준 이다빈은 2라운드에서 1-4로 뒤지던 종료 32초 전 이다빈은 스미라글리아의 머리에 발차기를 성공(3점)하며 4-4 동점을 만든 뒤 역전을 노렸지만 경기 종료 4초전 주먹공격(1점)을 허용해 고개를 숙였다. 2021년 도쿄 올림픽 은메달 당시 상대 선수에게 엄지손가락을 세우며 ‘패자의 품격’을 보여주기도 했던 이다빈은 이날 눈물을 보였다.

  이다빈은 “많이 부족하다고 생각해 다른 대회에 비해 많이 준비를 하고 왔다. 그랬던 부분이 스스로에게 많은 부담이 됐던 거 같다. 오늘은 울었지만 이를 계기로 아시안게임, 올림픽에서 좋은 성적을 내겠다”고 말했다.

  이날 치러진 여자부에서는 프랑스가 모두 우승했다. 여자 68㎏급에서는 마그다 위엣 에낭(28)이, 73㎏급에서는 알테아 로랭(22)이 각각 금메달을 획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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